음.. 두 번째 일기를 이어서 써보려 한다.
미남이를 분양해간 주인에게 나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하였기 때문에
너무 죄송하고 감사해서 굳이 연락하고 싶지 않았지만
그 주인분은 내가 연락하는 거에 부담을 느끼고 불편을 느낄 수도 있을 텐데
마음이 따뜻한 분이신 건지... 내 연락을 흔쾌히 잘 받아주셨다
언제든
말도 예쁘게 해 주셨다
살다 보면 문득 내가 끝까지 책임지지 못했던 죄책감과 더불어 아픔이 썰물처럼 갑자기 밀려올 때가 있는데
견딜 수가 없어서 참다 참다가 분양받은 주인에게 1~2년에 한두 번씩은 꼭 연락을 했던 것 같다
이기적인 거 알지만, 잘 지내는지 계속 알고 싶었다 궁금했다
잘 지내는지 모르고 살아가는 게 너무 답답했고 힘들었다
난 그렇게 분양 보내고 4년이 넘었음에도 불구하고
늘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, 눈물이 나올 때도 있어서 혼자 울기도 했었다
유튜브를 보다 미남이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고양이만 봐도 눈물이 날수 밖에 없었다
미남이는 참 사랑스럽고 애교도 많고, 나를 너무너무 사랑해주고 나랑 한시도 떨어지기 싫어했던 아이였다
화장실마저도 따라와야 했고,
우리 집엔 나만 있었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집에 가족들이 늘 집에 있었고
엄마가 하루 종일 집에 있었는데도 불구하고
미남이는 오로지 나만 바라보는 아이였다
내가 직장에 가면 하루 종일 내가 누웠던 침대에 내 온기를 느끼며 잠만 자고,
내가 퇴근하고 오면 스크래처를 긁고, 날 보며 꼬리를 바짝 세우고
내가 와서 행복하다는 듯이 꼬리를 부르르 떨며
나를 격하게 반겨주던 아이였다
고양이가 이렇게 사랑스러운 동물이었구나
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서
내 힘든 하루 일과가 미남이로 인해 행복해지는 느낌이었다
사랑에 힘들 때도, 일 때문에 힘들 때도, 인생이 힘들 때 살기 싫다는 생각도 문득 들었던 순간조차도
나를 더 열심히 살게 만들었고
열심히 돈 벌어서 맛있는 거 많이 사주고 모든 걸 아낌없이 퍼주고 싶었던 아이였다
캣 바람회에 가서 미남이가 좋아할 만한 것들은 다 사 오기도 했고
미남이가 좋아하겠지?라는 생각에 행복했던 나날들이었다
우리 미남이는 가리는 음식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
내가 사 오는 음식은 늘 다 맛있게 먹어주던 한없이 사랑스러웠던 아이였다
어찌나 표정도 다양한지
흔히 인터넷에서 떠도는 고양이의 탈을 쓴 사람이다 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구나 싶었다
- 3편 -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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